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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2021-06-18 조회806회 댓글0건

[소리정음]
공교육제도 안에서 살펴보는 학교폭력의 의미와 대응 절차 [폭력 앞에 선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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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소리] 2021 세 번째 소리 06+07호(통권256호)에 실렸던 글입니다.




[폭력 앞에 선 학생들]


▷ 사과에도 용서에도 용기가 필요해 _ 문현지

▷ 공의로운 하나님, 우리를 보호하소서 _ 익명

▶ 공교육제도 안에서 살펴보는 학교폭력의 의미와 대응 절차 _ 조일육

▷ 법률을 통해 살펴보는 학교폭력 _ 김지영

▷ 학교폭력의 실태와 회복적 정의의 실천 _ 박숙영







공교육제도 안에서 살펴보는 학교폭력의 의미와 대응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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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일육(인천시교육청 학교폭력 대응 장학사)

인천대 국민윤리학과를 졸업한 후 중등 도덕· 윤리교사로 16년 동안 재직하다가, 

2020년 부터 현재까지 인천시교육청에서 학교생활 교육과 학교폭력 대응 장학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재 기윤실 교사모임(부평지역모임)에 소속되어 기독교사운동에 동참하고 있습 니다. 




학교폭력의 의미 


최근 연예계 및 스포츠계 유명 인사들에 대한 학교폭력 미투 운동이 확산되고, 중대 학교폭력 사건들이 연달아 보도되면서 학교폭력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먼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학교폭력과 「학교폭 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약칭: 학교폭력예방법)에서 정의하는 학교폭력의 개념에 차이가 있음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법률에서 정한 학교폭력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 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입니다. 법률이 정한 학교폭력 정의에 따르면, 우리가 흔히 중대하다고 여기는 폭행이나 집단 따돌림, 사이버 폭력뿐만 아니라, 경미하다고 여길 수도 있는 행위나 사소한 장난에 의하여 피해가 있다라고 주장하면 이는 모두 학교폭력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학교폭력의 개념은 매우 광범위하게 적용됩니다. 


또한 학생이라 함은 「초·중등교육법」에서 규정 한 학교, 즉 국공사립 초중고등학교와 특수학교, 각종학교에 재학 중인 자를 뜻하는데 유치원생, 학교 밖 청소년(고등학교 퇴학생, 학력인정시설 재학생 등)은 학생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얼마 전 10여 년 전 모 연예인이 해외 유학 10대 시절에 학교폭력 가해가 있었다는 의혹이 있었는데, 당시 폭력 행위 사실의 진위를 차치하고서라도 그 사건은 아마도 「학교폭력예방법」에서 정의한 학교폭력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확인된 바는 없지만, 아마 당시 관련 학생들이 재학 중이던 학교는 「초중등교육법」상 인가된 학교가 아닐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되면 관련 당사자들은 학교폭력예방법 상 학생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폭력 행위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학교폭력이 아니었던 것이 됩니다. 언론사는 아동청소년과 관련 한 폭력 사건을 법률이 정한 학교폭력의 정의에 따라 면밀하게 따져서 보도하지 않기 때문에 무심코 “학생”, “폭력”이란 단어만 조합하여 보도하고, 이를 본 일반시민들은 그것이 다 학교폭력인 줄 알게 되는 것이지요. 


서두부터 학교폭력에 관하여 법률부터 언급하니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겠습니다만, 학교폭력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학교폭력예방법」에서 규정 한 학교폭력의 개념뿐만 아니라, 학교폭력 예방과 대응에 관한 절차 또한 정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학교폭력예방법의 제정 


우리의 옛 학창 시절을 떠올려 보면,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하면서 일으키는 크고 작은 일, 혹 그것이 학생과 학생 사이에 발생한 폭력 사안일지라도 그것들은 대부분 담임선생님의 재량에 따른 훈계 정도로 종결되었던 것을 경험하였거나 보셨을 것입니다. 학생이 저지른 사소한 규정 위반 등 은 학생부 선도 담당선생님이나 담임선생님께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약속하고 교실 청소 또는 아침 등교 맞이 선도캠페인 등에 참여하는 것으로 갈음되었지요. 그리고 중대하다고 여겨지는 사안에 대해서는 학생선도위원회에 회부되어 징계 양정기준에 따라 교내봉사, 사회봉사, 특별교육, 출석정지, 퇴학 처분 등을 받았습니다. 


그러던 중 2004년, 국회는 학교에서 발생하는 선도 사안 중 학교폭력에 관한 사안은 별도 법률에 따라 처리하도록 규정하는「학교폭력예방법」을 제정하였는데, 이 법률은 수차례 개정을 거듭하다가 2012년에 의무화되어 현재까지 학교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학교폭력 사안의 경중을 가릴 것 없이 모든 학교폭력 사안에 대하여 담임교사의 재량 지도 또는 학생선도위원회의 처분이 아닌, 학부모와 학내외 위원으로 구성된 ‘학교 폭력대책자치위원회(약칭: 자치위원회)’가 학교 폭력 사실을 심의하여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에게 조치를 결정하고 이를 학교장의 처분내리도록 하는 것입니다. 2011년 당시 대구의 한 중학생이 학교폭력으로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학교폭력은 엄청난 사회적 이슈가 되었습니다. 학교폭력의 폐해는 날로 심각해지는 데에 비해 학교의 대처는 미온적이라는 사회적 비판과 함께, 학교폭력을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 다는 목소리가 모여 학교폭력예방법을 의무화하도록 개정하게 이른 것입니다. 


2012년 이후 학교폭력예방법에 근거하여 모든 학교폭력은 각 학교에 설치된 자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게 되었고(참고로 자치위원회의 준비 및 개최, 조치 결정 과정에서 생산되는 문건만 수십 건이고, 관련 학생에게 사실확인 조사와 이에 따른 보호자들의 민원까지 고려하면 학교폭력 담당 자에게 가중되는 부담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혹여 학교 교원이 학교폭력을 축소하거나 은폐할 경우 징계하도록 하는 조항도 생겼습니다. 그러면서 학교폭력 담당 업무는 모든 교사가 기피하는 업무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에 교육부는 학교폭력 업무 담당자에게 승진 가산점을 부여하고 수업시수 부담을 경감하는 등 유인 정책을 도입 했지만, 학교에서 체감하는 부담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는 여전히 어려워보입니다. 


학교폭력 사안의 처리 


그러면 학교폭력 사안이 발생하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라 학교폭력에 관련된 학생들은 학교 내 교원으로 구성된 ‘학교폭력 전담기구(약칭: 전담기구)’를 통해 사실 확인을 받고 자치위원회에 회부되어 심의를 통해 각 다음과 같은 조치를 받습니다. 피해 학생에게는 학교폭력으로 인하여 발생한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복구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한 보호조치를, 가해학생에게는 비교적 경미한 조치로서 서면사과, 접촉·협박·보복 금지, 학교에서의 봉사를 비롯해 사회봉사, 특별교육 및 심리치료 이수, 출석정지, 학급교체, 전학, 퇴학 처분(의 무교육대상자인 초중학생은 제외)까지 내릴 수 있습니다. 


이점까지는 선도 대상 학생에게 학생선도위원회에 의해 선도처분을 내리는 것과 유사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학교와 학생 및 그 보호자 사이에 갈등을 증폭시킨 것이 바로 학교폭력에 대한 엄벌주의 정책으로 도입된 ‘가해 학생 조치 사항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지침’입니다. 참고로 학생선도위원회로부터 처분 받은 조치는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지 않습니다. 학교폭력 가해학생이 심의위원회에서 조치를 받게 되면 학교 담당자는 해당 사항을 즉시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 학교폭력 가해 사실 문구가 영구적으로 남는 것은 아닙니다. 학교폭력 선도조치 사항은 기재영역에 따라 졸업과 동시에 삭제되는 항목과 졸업 후 2년 뒤에 삭제되는 항목으로 구분됩니다. 


중·고등학생 자녀를 두신 분들은 눈치채셨겠지만, 중·고등학생이 고입 또는 대입 전형에 학교생활기록부를 제출하는 시기는 학생이 졸업을 하기 전으로 대부분 2학기입니다. 즉 상급 학교 진학을 위해 응시학교에 학교생활기록부를 제출하는 경우, 학교폭력 선도조치를 받은 전력이 있는 학생은 학교생활기록부에 그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그것은 입시에 부정적 영향을 주겠지요. 바로 이 점 때문에 학교폭력 관련 학생 보호자와 학교 간 갈등은 시작되고, 자치위원회의 조치에 불복한 학생과 보호자는 재심에 소송까지 청구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게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결국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정부가 선택한 ‘학교폭력에 대해 엄정 대처와 교육적 해결 지원’이라는 정책에서 정작 ‘교육적 해결’은 희미해지고 ‘엄정 대처’만 부각되어 결과적으로 학교가 고유의 교육 기능으로서 본연의 역할로부터 멀어지게 되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학교폭력 대응처리의 개선 


그러던 2019년, 교육부가 국회에 학교폭력예방법의 학교폭력 대응 처리 분야를 대폭 개선할 것을 요구하여 법률이 개정됩니다. 개선된 점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는데, 첫째, 자치위원회가 폐지되고 피·가해 학생에 대한 심의 및 조치 결정 기능을 교육지원청에 이관하였습니다. 기존에 운영되었던 자치위원회는 유사한 학교폭력 유형에 대해 학교마다 서로 다른 조치를 결정하는 것 때문에 심의에 대한 전문성과 공정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예를 들어, A학교와 B학교에 각각 비슷한 유형의 폭행 사건이 접수되어 자치위원회 심의를 거쳤는데, A학교 자치위원회 에서는 출석정지 조치를, B학교 자치위원회에서는 특별교육 이수 조치를 내렸다고 한다면 A학교의 가해학생과 그 보호자는 A학교의 조치에 반발하겠지요. 관련 학생들이 처한 상황과 맥락이 다르고 조치 결정 기준이 되는 가해 학생의 학교폭력 고의성, 지속성, 심각성, 반성 정도 및 화해 가 능성이 학생마다 다르므로 서로 다른 조치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만, 관련 학생과 그 보호자는 사안의 맥락이나 본질보다는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될 조치 결정에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반발이 심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조치 결정에 불복한 가해학생 또는 피해학생 측이 재심이나 소송이라도 청구하게 되면 피청구인은 학교장이 되므로 학교 측은 청구인측과 법률적 다툼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2020년부터 자치위원회의 기능을 관할 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약칭: 심의위원회)에 이관하여, 심의 역량을 갖춘 학부모 위원을 비롯해 교육 전문가, 아동청소년 전문가, 경찰,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위원들로 하여금 일정한 기준으로 학교폭력 사안을 판단하게 함으로써 공정성과 전문성을 보완하게 된 것입니다. 물론 재심이나 소송의 피청구인은 교육장이 되므로 그동안 학교측이 겪었던 소모적인 법률 다툼의 부담을 덜게 되었습니다. 


둘째, 경미한 학교폭력에 대하여 학교장 자체해결을 가능하게 하여 학교폭력에 대해 학교의 교육적 기능을 회복시켰습니다. 학교장 자체해결이란, 학교폭력 사안이 학교 자체 내 설치된 전담기구의 심의를 통해 법률이 정한 4가지 요건(2주이상의 신체적, 정신적 치료를 요하는 진단서 미발급, 학교폭력이 지속적이지 않음, 신고 등에 대한 보복행위가 아닌 경우, 재산상 피해가 없거나 즉각 복구된 경우)을 충족하고, 피해 학생과 그 보호자가 심의위원회 개최를 원하지 아니하는 의사를 서면으로 확인하였을 때 해당 사안을 학교 장의 권한으로 종결짓고 관련 학생들에게 관계회복프로그램 등을 진행하여 학생 갈등을 관리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법률이 개정되기 전 학교폭력 대응 절차에 의하면, 경미한 학교폭력이라도 모든 학교폭력은 자치위원회에 회부되어 법률이 정한 조치 결정의 절차를 따라야 했기 때문에 학교가 관련 학생 간 갈등관리와 관계회복이라는 교육적 기능을 발휘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학교장 자체해결제가 도입되면서 학교의 교육적 역할이 점차 회복되기 시작하였죠. 통계 수치가 정확하지 않지만, 대략 2020년 한 해 동안 발생한 학교폭력 사안 중 학교장 자체해결 비율은 대략 70%를 상회하는데, 이것으로 미루어 보건대 우리 사회의 학교폭력에 대한 엄벌적·사법적 관점이 점차 관계회복과 교육적 관점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셋째, 경미한 학교폭력에 대한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유보 방침입니다. 2019년까지는 교육부 훈령에 따라 모든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 사항을 학교생활기록부 각 영역에 기재하도록 하였는데, 2020년부터는 교육부 훈령이 개정되어 가해학생의 선도조치 중 1호(서면사과), 2호(접촉 및 협박 보복금지), 3호 조치(학교에서의 봉사)에 대해서 두 가지 요건(조치 이행 기간 내에 조치를 이행한 경우, 재학 당시 다른 학교폭력으로 선도조치를 받지 아니한 경우)을 갖춘 경우에 한하여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를 유보하도록 한 것입니다. 학생 간 사소한 갈등 또는 우발적으로 발생한 경미한 학교폭력의 경우는 학교장 자체해결이 되지 않고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는 경우, 일반적으로 가해 학생 1호부터 3호까지 조치가 결정되곤 하는데, 이 경우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를 유보하게 함으로써 가해 학생들에게 반성과 화해, 재 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통해 개전의 기회를 제공 하고 게다가 피·가해 학생 또는 학교 간 불필요 한 분쟁을 줄이는 데 긍정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정리하며 


현재까지 학교폭력 정책은 과거 엄벌주의에서 점차 교육적 해결 정책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아울러, 학교폭력에 대한 교육적 대응을 위해 ‘회복적 정의’ 관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회복적 정의 관점은 가해자의 처벌에 초점을 두는 응보주의에서 벗어나 학생 간 갈등의 해결 과정에 피해자의 의견에 기울이고,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의 관계 회복과 잘못에 대한 책임을 이행하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제가 학교에 재직 당시 회복적 정의에 입각한 대화 모임을 진행한 경험이 있는데, 회복적 관점은 학생들의 공감 능력을 끌어올리고, 학생들이 서로 안전하며 신뢰하고 존중하는 학교 문화를 구축하는데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회복적 생활교육 운동은 ‘뜬구름 잡는 교육운동’이라며 지적과 냉소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전국 대다수 시도교육청이 회복적 생활교육을 중요한 정책으로 추진하면서 교사의 회복적 실천역량 강화와 제도적 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편 최근 “경남 서당 학교폭력”, “인천 스파링 학교폭력” 등 중대 학교폭력이 보도되고 이목의 집중을 받으면서 최근 국회에서는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엄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피해 학생에게 크나큰 고통을 안겨준 가해 학생에게 일벌백계로 징계하고 피해를 복구하도록 하게 하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다만, 학교폭력예방법 제1조에 명시된 것처럼 피해 학생이든 가해 학생이든 학생 모두를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목적에 부합하도록 공공기관과 학교, 지역사회가 생태 체계적 관점에서 학교폭력에 관심을 갖고 학교폭력 예방과 해결에 실제적으로 협력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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