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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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2022-01-24 조회5,974회 댓글0건

[소리정음]
나음누리 수련회의 어제와 오늘 [체험, 삶의 현장Ⅷ : 나음누리 학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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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소리] 2022 여섯 번째 소리 12+01호(통권259호)에 실렸던 글입니다.




[체험, 삶의 현장 Ⅷ]

- 나음누리 학사회 -


 내게 찾아와 삶이 되어준 나음누리 _ 강애림

▷ 나에게 '나음누리 서울대병원 지역모임'이란? _ 한혜주 

 가족을 살리는 나음누리 공동체 _ 송원정 

 나음누리 수련회의 어제와 오늘 _ 강의혁 

▷ 나음누리의 역사와 사역을 돌아보며 _ 정성구 






나음누리 수련회의 어제와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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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오프라인에서 모였던 2019 여름수련회

 
                                                                                                                                                                                             


◆ 강의혁(경희대01)

2007년에 같은 지부의 98학번 김현미 학사와 결혼하여 ‘초딩’ 삼남매(은율, 하임, 여온)와 고양이들(나음, 누리)과 함께 서울에 살고 있습니다. 

현재 중소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며, 2021년부터 강애림 학사(서울대 IVF)와 나음누리 학사회 공동대표로 섬기고 있습니다. 





나음누리 수련회의 발자취


보건의료계열 IVF 학생들은 보통 저학년 시절에는 지부와 지방회 활동에 참여하는 게 가능합니다. 하지만 고학년이 될수록 지방회 수련회 참석이 불가능한 경우가 왕왕 생깁니다. 고학년이 되면서 IVF 활동과 멀어지기 마련인 지체들을 IVF 공동체와 연결해주는 역할을 나음누리(그 중에서 도 특히 수련회)가 해왔습니다.


제가 학생이던 2000년대 초반에는 매해 전국을 순회하며 나음누리 학생 수련회가 열렸고, 학사 수련회도 비슷하게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 또한 소속된 지부에서만 활동하다가, 2학년 여름에 처음으로 나음누리 수련회에 참석했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전국의 나음누리 학생·학사님들과 꾸준히 교제하면서, 학부시절 내내 지부 IVF 활동과 나음누리 수련회 참석을 병행했습니다.


졸업과 동시에 공중보건의사로 대체복무를 하면서 3년간 나음누리 활동학사로 섬겼고, 당시 많은 선배 활동학사, 학사 리더, 간사님들과 함께 나음누리 학생·학사 모임과 수련회 등을 도왔습니다. 전공의 수련으로 바빠진 저를 대신해서 의료인이 아닌 제 아내가 나음누리 모임에 꾸준히 참석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즈음부터 멤버십의 감소와 함께 침체기를 겪은 것 같습니다. 5 년여의 공백을 지나 오랜만에 3일 연속 휴가를 내어 가족들과 함께 학사 수련회에 참석했을 때, 썰물처럼 빠져버린 후배들의 빈자리를 채우며 묵묵히 섬기시던 당시 나음누리 정성구 학사회장님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저는 2017년부터 나음누리 학사 실행위원으로 합류하여 매해 나음누리 수련회를 함께 준비하며 섬기고 있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하는 나음누리 수련회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으나, 나음누리 학사 수련회는 매년 광복절 전후로 2박3일 혹은 3박4일의 일정으로 열렸습니다. 수련회는 보통 배우자들과 아이들까지 함께하는 가족 수련회의 형태로 진행 되었고, 2019년 여름에는 아이들 포함 100여 명의 인원이 참석하였습니다.


수련회는 전국 각지의 참가자들을 고려하여 대전 헬몬수양관에서 진행했습니다. 여건상 긴 휴가를 내어 참석하기 어려운 학사님들이 잠시라도 수련 회에 오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죠. 그래서 낮밤 근무가 끝나자마자 KTX 타고 와서 말씀 듣고 나눔하고, 다시 KTX 타고 귀가하여 당일 밤이나 다음날 낮에 근무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매번 같은 장소에 모이는 게 식상한 것 같아 다른 장소를 찾아보기도 했지만, 나음누리 상황에 딱 맞는 더 나은 장소를 찾지 못했네요. 그렇게 지겹도록 방문한 헬몬수양관도 지난 2년 동안 못 갔습니다.


수련회는 보통 성경강해와 소그룹, 장·단기 의료 선교보고, ‘나살리기’(나음누리er의 살아가는 이 야기)라고 부르는 삶 나눔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주제별 특강을 듣거나, 소그룹별 아웃팅을 하기도 했습니다. 2019년 수련회 때는 미니콘서트 겸 북클럽을 시도했고, 강명식 찬양사역자를 초청하여 은혜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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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웨비나 나살리기 안내문


주집회실 바깥에는 항상 북테이블이 열렸는데, 그 건너편에서 나음누리 대표간사이신 백성대 간사님이 내려주신 커피를 마시며 지체들과 근황을 나누고 교제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짧은 며칠의 시간이지만 학생 때처럼 간만에(?) 말씀과 기도로 깊이 나아갈 수 있고, 묵혀두었던 속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참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최근 나음누리 학사 수련회의 큰 특징 중 하나는 같은 기간에 자녀들의 여름성경학교가 동시에 열린다는 점입니다. 배우자나 어린 자녀들을 두고 학사 혼자 수련회에 참석하는 것이 어렵기도 했거니와, 학사님 부부에게 휴식과 동시에 더욱 집중하여 수련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처음에는 나음누리 학생들로 구성된 자봉단이 꾸려졌습니다. 나중에는 지방회(특히 경기남지방회) 학생들의 도움도 받았습니다. 2015년 전후로 다시 늘어나기 시작한 학사 가족들의 수련회 참여로, 돌봄이 필요한 자녀의 숫자도 더욱 늘었습니다. 그래서 어린이 사역을 전문적으로 담당하시는 목사님과 사모님 부부를 섭외했습니다. 그후로는 어른들보다 더 빡센(?) 프로그램으로 아이들 성경학교가 진행되어, 학사님들의 만족도가 더 높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떤 학사님이 수련회 참석 여부를 두고 고민 중이었는데, 이전 수련회에서 여름성경 학교를 경험한 자녀들이 수련회에 너무 가고 싶다고 말해서 어쩔 수 없이(?) 수련회에 참석하게 되었다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씀하셨던 것도 기억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찾아온 온라인 축제


코로나19로 인해 나음누리도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기존의 학사 소그룹 모임은 온라인으로 대체되기 시작했고, 전국 학사들이 모이는 유일한 수련회도 2020년 여름부터 온라인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 번도 상상해본 적 없던 온라인 수련회였기에 어떻게 준비하고 진행해야 할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기존의 패러다임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기존의 수련회 프로그램을 어떻게하면 온라인 플랫폼에 최대한 이식해볼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우선 수련회 기간을 기존의 3일에서 2주로 늘렸습니다. 그동안 해온 여러 프로그램을 2주에 분산시켜 진행하면 부담이 덜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보았고, 또 2주 동안 수련회의 주제를 각자의 일상에서 담아내자는 취지도 있었습니다. 또한, ‘수련회’라는 명칭 대신 ‘축제’라는 명칭을 사용했습니다. 온라인 수련회라는 낯선 상황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를 유도(?)했고, 갑갑하고 힘든 시기에 뭔가 신나는 행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고자 했습니다. ‘축제’라는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제 기억으로는) 30년 나음누리 역사 상 처음으로 단체 티셔츠를 제작하여 몇 가지 간식 및 기념품과 함께 축제 시작 직전에 (해외에 계시는 학사님들까지 포함하여) 각 가정으로 택배를 보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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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에서 시작된 2020년 여름 축제 마지막 날
 


드디어 2주간의 축제가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디렉터를 맡은 최경아 학사님(강원대IVF)이 준비한 오리엔테이션 영상을 시청한 다음, 사전 녹화된 주 강사님의 말씀을 학사님들 개인의 시간에 맞춰 듣고, 이후 미리 정한 조별 소그룹 시간에 나눌 수 있도록 했습니다. 2주간의 마지막 날에는 기존의 ‘소망나누기’처럼 실시간으로 모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여름성경학교가 없어져 허전한 아이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중간에 이벤트를 열고 온라인 기프티콘으로 상품(대부분 음식)도 보내면서, 함께 모여 식사할 수 없는 아쉬움을 조금이라도 달래고자 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진행된 첫 온라인 축제는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어 자녀들을 제외하고 학사와 배우자만 대략 100여 명이 참가하여, (역시 제 기억으로는) 역대 최다 참가를 기록했습니다. 온라인의 접근성 덕분인지, 평소 오프라인 수련회였다 면 함께하기 어려웠을 지체들의 얼굴도 화면상으로나마 직접 보면서 소통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특히 해외에 거주하시는 학사님들뿐만 아니라, 선교 현장에서 수고하시는 나음누리 출신 의료 선교사님들도 오셨습니다. 물론, 실시간 연결이 불안정하고, 어린이 프로그램 진행이 어려운 점 등, 한계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국, 해외에 흩어져있는 나음누리 학사님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수련회와 모임은 어쩌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겠다 생각합니다. 


2021년 1월에는 IVF미디어팀의 도움으로 첫 번째 ‘나음누리 웨비나’를 유튜브 라이브로 진행했습니다. 여름 축제가 학사 가족들 전체를 아우르는 프로그램 중심이었다면, 웨비나는 나음누리 학사님들의 특정 관심 분야에 조금 더 집중하여, 의료 현장에서 느끼는 고민과 경험을 구체적으로 나누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5월에는 한동안 오프라인으로도 열지 못했던 사경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면서, 코로나19 이전보다 오히려 사역의 영역이 확장되는 경험도 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8월에는 두번째 온라인 여름 축제를 열었습니다. 이번 두 번째 축제는 제가 디렉터를 맡았는데, 그간 쌓아온 온라인 모임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훨씬 수월하게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사전 굿즈 배송부터 시작하여, 2주 간 총 3회의 실시간 모임(성경강해 2회, 나살리기 1회), 강해 후 줌을 이용한 소그룹, 총 3회의 이벤트까지 진행하면서 또 한 번의 온라인 축제를 잘 마무리했습니다. 


코로나19의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겠지만, 아마 나음누리도 당분간 온라인 중심의 행사를 지속할 것 같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온라인 공간에서의 수련회와 모임들이 더욱 잘 정비되어 지친 학사님들의 삶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온라인의 장점을 오프라인에서도 잘 접목시켜 활용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언젠가 오프라인으로 모두 함께 다시 모일 그 날을 다시 한번 간절히 소망하며 나음누리 수련회 및 축제의 스케치를 마칩니다. 


(사족: 모든 내용은 전적으로 제 기억에 의존한 터라, 사실과 조금 다른 내용을 발견하시더라도 너그러운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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