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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F대학가 2021-11-05 조회6,961회 댓글0건

[New-매거진D]
누구나 라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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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F 매거진D 다섯 번째 이야기 - 누구나 라떼가 된다.


누구나 언제가 "라떼'가 된다.

이상혁 간사 경기남지방회46de28828868e5e8399918956475ad6c_1636072153_63.jpg


매거진D 지난호 <라떼는 말이야> 1탄 영상에는 현직 IVF 캠퍼스 간사들의 학창 시절 이야기가 담겨있다. 본인은 07학번으로 해당 영상에 출연한 캠퍼스 간사들 중 가장 고학번이었다. 사실 영상을 촬영할 때까지만 해도 자신이 그렇게까지 나이가 들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막상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을 직접 보고, 또 같은 영상을 본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접하면서, ‘이제는 내가 정말 라떼가 되었구나하고 느꼈다. 간사와 학생 사이뿐만 아니라 간사들 사이에서도 나는 명실공히 라떼 오브 라떼였다.


영상에서 풀어 놓은 에피소드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은 반응을 보인 것은 “2G이었다. 내가 대학에 입학했던 2000년대 후반에 주변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은 없었다. 지금의 스마트폰과 유사한 PDA폰을 사용하는 사람은 가끔 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다수는 2G폰을 사용했었다.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스마트폰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스마트폰이 PDA폰과 비슷한 길을 걸을 거라 생각했다. 소수의 매니아층을 위한 전자기기. 하지만 이러한 예상은 빗나갔고, 지금 우리 손 위에는 스마트폰이 놓여 있다.

 

<라떼는 말이야> 1탄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온 날, 오랜만에 책상 서랍 속에 잠들어 있던 2G폰을 꺼내 보았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핸드폰을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문득 대학생 시절이 떠올랐다. 이 핸드폰을 들고 거닐었던 학교 구석구석이 먼저 기억 속에서 되살아났다. 기억 속 장소마다 함께 있었던 사람들도 생각이 났다. 같은 과 친구들도 생각이 나고, 함께 IVF를 했었던 공동체 사람들도 한 사람 한 사람 떠올랐다. 추억을 더 거슬러 올라가 학창시절도 그려보았다. 그렇게 한참을 추억에 잠겨 있었다.


고등학생 시절 나는 반에서 핸드폰이 없는 학생 중 하나였다. 물론 당시에 대다수 학생들은 핸드폰을 소유했었다. 핸드폰이 없었지만 큰 불편함을 느끼지는 못했다. 그 때는 학교와 집을 오고 가는 단순한 일상의 반복이었고, 그것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또 야간자율학습이 필수였기에 저녁 시간을 포함해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꼬박 학교에서 보낼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핸드폰이 없어도 만나고 싶은 사람들, 친구들은 늘 가까이에 있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이 한창이던 때 나는 중학교 2학년이었다. 그 당시 한 반에 핸드폰을 소유한 친구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핸드폰은 부모님께서 사용하시는 물건이었다. 초등학생 시절에는 핸드폰 자체가 낯선 물건이었다. 집전화기와 공중전화가 전화기의 전유물이었던 시절, 친구 집에 전화를 걸어 친구와 통화를 하려면 누군가를 거쳐야 할 때가 있었다. 그 누군가는 대개 친구의 어머니일 때가 많았고, 친구의 형이거나 누나일 때도 종종 있었다. 그러면 나는 내가 누구인지를 먼저 밝히고 친구가 전화를 받기까지 잠시 기다린 다음 통화를 이어갔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지금에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이 모든 일들은 한 사람의 인생에서 일어난 변화들이다. 이제 공중전화부스는 주변에서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고, 집전화기 역시 없거나 있어도 벨이 울리는 경우는 드물다.

 

이전 시대의 전화기들처럼 스마트폰 역시 언젠가 추억의 물건이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 중 하나는, 지금도 시간은 흐르고 있고, 이 흐름에서 비껴갈 수 있는 존재는 없다는 것이다. 거기에는 전화기와 같은 물건뿐만 아니라 개인과 공동체 역시 포함된다. 2G폰이 스마트폰에 자리를 내어주었던 것처럼, 우리 모두는 언젠가 라떼가 된다. 그렇다고 해도 너무 슬퍼하지는 말자. “라떼가 곧 소통의 단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니까. 우리 모두는 여전히 시대를 뛰어 넘어 한 자리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울고 웃을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연결되기를 원한다. 전화를 걸고 카톡을 보내는 것은, 서로 연결되기를 원하는 마음의 표현이다. 그리고 이 마음은 이전 세대와 지금 세대를 이어주는 끈이 된다. 지금은 유례없는 코로나 상황으로 이전과 같은 오프라인 만남이 주춤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에 반비례해 온라인 만남들이 여기저기서 새롭게 생겨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우리는 전화를 걸고 카톡을 보내고 거기에 더해 이제는 줌(ZOOM)을 한다.

 

나와 여러분이 크게 다르지 않다. 내가 라떼 오브 라떼라고 해서 미리부터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연결되고자 하는 마음, 만나고자 하는 마음만 충분하다면, 우리는 지금 여기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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